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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황진이와 지족선사

 

(박연폭포의 절경, 화담 서경덕의 기품과 절개, 황진이의 절색과 함께 송도3절로 유명하다.

30년 면벽을 하던 지족암의 선사를 파계시킨 절색 황진이도, 황진이의 유혹을 뿌리친 서경덕도 폭포를 자주 찾아 경관을 즐겼다 한다.)

 


 

뚝배기 같이 질박하고 순진한

한총각의 영혼과 몸을 사로잡았던 그녀

사랑의 맘을 전하지도 못한채 이승을 떠난 총각이

얼마나 가슴 태우던 사연이 많았던지 님이 관을 만져 주어서야

한 많은 발길을 떠났다 하지요.

 

그 아름답던 여인이 사회와 자신을 향한 반항으로

고혹적인 자태를 무기삼아 30년 면벽수도한 지족선사를

하루밤 유혹으로 파계로 이끌었지요.

 

지족선사를 생각하며

후대의 한시인이 `지족선사`라는 시를 지었답니다.

 

문에 비치는

그녀 옷 벗는 그림자 바라 보다가

돌연 파계한 스님

파계로 완성한 꽃

 

황진이는 당신을 죽이고

스스로 시들었다.

 

당신몸은 깨졌지만

질 그릇처럼 깨어져

길바닥에 흩어져 밟혔지만

 

영혼은 별이 되었다.

영혼한 눈빛으로 새로 태어나

퇴락한 그녀 무덤을 지키는

따듯한 별이 되었다.

 

이제는 다 스러져 흙과 별로 돌아간 인생사

따듯한 별이 되어 사람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면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나 않을까?

 

지금도 개성의 산 모퉁이 한곳, 황진이의 무덤앞 작은 옹달샘엔

남정네들이 무릎을 구부리지 않으면 샘물을 먹지 못한다고 하던데....

죽어서도 살아 있을때의 한을 못다 풀어서인가?

이젠 편히 쉬시게 아름다웠던

황진이여!!

 

황헌식이 지은

창녀와 철학자라는 책에는

한 사건 두 이야기라는 소제목속에

황진이와 잠자리를 함께한 후 지족선사에 관한

두가지 상반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한 지족선사는

순간의 정욕을 참지 못한 자기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구나! 하고 한탄했다는 이야기와

 

일을 끝낸 지족선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다시 돌아앉아 면벽하고 참선을 계속했다는 이야기다.

 

후자의 이야기를 전한 이들은 큰 깨달음에 이르면,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이

다를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글쎄?? 판단은 각자들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