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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베트남 여행기

1일째 2006. 5. 24 (수)

오랜만의 여행이라서 인지 흥분된 마음을 안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동기들과 반가운 만남을 갖었다.

저마다 멋들어진 복장에 늑대들만의 여행이라는 묘한 기대감과 일탈심리도

우리들의 여행을 한층 들뜨게 하였다.

개인 휴대품도 챙기고 필요한 사람은 핸드폰 로빙서비스도 신청하면서

24년만의 동기여행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서로가 모두 바쁜 생활을 하면서 24명의 회원중 11명의 회원이 참가한

이번여행이 우리 모두에게 삶의 밑거름이 되길 빌었다.

 

출발전 면세점에 들러 아들에게 줄 홍삼원액을 구매하고

이리저리 아이쇼핑을 즐기며 총무와 동기들이 먹을 양주와 김치도

거금을 들여 구매하며 하노이의 밤을 준비하였다.

 

5. 24. 저녁 20:3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KE683편에 올랐다.

빈좌석이 여럿있어 순발력있는 동기는 어느새 창가로 자리를 잡고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비행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내에서 석식 후 무료한 비행시간 동안 이런 저런 생각과

잠시동안의 취침이 장시간 여행의 파트너가 되어 어느샌가 하노이 노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현지 시간으로 23시 정도 되었고 공항에서 만난 가이드와

우리와 함께할 부부3쌍, 모녀3명, 남자친구2명 등 총 22명의 일행도 인사를 하였다.

높은 기온과 피부로 느끼는 습기가 이곳이 이역만리 떨어진

베트남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하였다.

 

짙은 어둠속에서 달리며

전쟁중 미군에 의해 100번 이상의 폭격을 받고 100번 이상의 보수를 하였다는

홍강위의 다리를 지나 스포트 하노이 호텔에 도착하였다.

간단한 세면 후 여장을 정리한 후 친구들이 묵고 있는 718호에서 그동안 못다 했던

이야기로 여독을 풀며 외국에서의 첫날 밤 일정을 보냈다.

 

2일째 2006. 5. 25 (목)

습관이 되어선지 아침 7시 기상 이전에 눈을 뜨니

같은 방 룸메이트도 몸을 뒤척이고 있다.

호텔에서의 아침은 마치 한국의 식당처럼 한국인이 많았고,

식사도 한구인의 입맛에 맞도록 개량된 현지식과 한식의 형태여서

아오자이를 입은 이쁘장한 아가씨가 없었다면 이곳이 베트남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식사 후 간단하게 호텔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60년대 말 정도의 풍광과 함께 순박한 베트남인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오전 9시에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주변에 보이는 하노이 거리모습을 볼수 있었다.

이른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점포에 나와 있었고

1대의 차를 세차하는데 4명의 인원이 붙어 세차를 하는 광경도 보였다.

아마도 일할 자리보다는 더 많은 유휴노동력이 있어서가 아닌지 생각된다.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끈것은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와 차량이

함께 운행되고 있는 거리의 풍경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아마도 이 광경을 처음보는 외지인들은 무질서의 극치를 느꼈으리라.

후에 느꼈지만 무질서 속에 엄격한 질서가 있어 감탄을 하였다.

동기들은 이를 보고 관습법적인 질서라 했다.

 

우리일행은 베트남의  영웅인 호치민 묘를 방문하였다.

찌는 듯한 더위 보다도 강하게 엄습하는 습기가 온몸을 감쌓지만

그래도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각 나라에서 온 관관객들이 불평없이 긴 줄을 서서 관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아마 이곳의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호치민 주석을 참배하러 온 참배객이라

생각하며 민존의 자존심을 고양했으리라.

(호치민은 유언을 남기기를 베트남이 통일이 되었으때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여

동서남북 골고루 뿌려달라 하였다고 한다....민족의 구심점이 필요해서 인지 아직까지

방부처리된 그의 모습에서 이세상 사람이 아닌 노혁명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랴!)

 

(휘날리는 홍기아래, 호치민광장에서....)

 

엄격한 보안검색을 거쳐 호치민의 시신이 안장된 묘지로 가는 도중

근엄하게 곳곳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젊은군인들을 보면서 저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주머니가 불룩한 서양친구는 묘지로 가는 도중 3번이나 검문을 받고

짜증이 나는지 주머니 속의 물건 일부를 여자친구에게 맡기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 일행중 한친구가 건물 내 검문에 걸려 보안실에서 예쁜 여자장교 앞에서 심문서(?)를

작성하는 동안  밖으로 먼저 나온 우리들만 기념사진을 찍으며 지명수배자의 등장을

기다리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베트남인들이 종교적으로 신성시 한다는 닌빈 호아루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들른 토산품가게에서 1달러 기브미를 외치는 꼬마들에게 돈을 주는  동기들을 보며

관광객을 상대로 구걸이 몸에 밴 아이들의 눈망울이 마음 한구석으로 닿아

마음이 아팟다.

 

닌빈에서는 현지식 중식에 베트남술과 가져간 두꺼비로 흥겹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점심에 곁들여서 미모의 아가씨들이 친절하게 서빙을 해줘 기분좋아진

동기들이 1달러의 팀을 주는 모습이 여기 저기 보였다.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는 이곳 땀꼽에서

대나무배에 2인 1조로 승선하여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적시면서 수로를 헤치며

주변의 기암괴석을 둘러보고, 아담하게 생성된 수중동굴도 덤으로 관광하였다.

대나무배 여행도중 한친구가 아가씨와 동승을 하게 돼 주위의 시샘을 한몸에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샘내지 마!

덩치 큰 한 친구를 실은 뱃사공이 힘들어 하는 거 같아 팁 줄때 

더 주라고 놀렸는데 주기나 주었는지?


하노이로 돌아오는 도중 속도위반으로 운전기사가 경찰단속에 걸려

(지정속도40인가 50km인데 목측으로 속도가 넘었되나?)

아무 말도 못하고 순한양이 되는걸 보니 여간 안쓰럽게 보였다.

이곳의 경찰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며, 교통경찰마다 배가 나오지 않은 친구가 거의 없다 하니 알아서 생각하시면.... 

측은지심에 1$씩 걷어서 기가 팍 죽은 버스기사에게 주었다.

(이곳에서 속도위반은 한달 이상의 월급에 해당하는 벌금을 낸다)


하노이 시내에서 인력거(이곳에선 씨클로라 한다)를 타고 시내일주를 하였다.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하다시피 오토바이를 피해가며 가는 묘미보다도, 이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니냐는 조바심이 입술을 바짝 태웠다.다시 한번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자리한 이 나라를 보며 감탄을 하였다.


관광 중 아이들이 붙어 1$를 외치는 모습에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미군을 보면 `기브미 쵸코렛`이라며 달라붙던 자화상과 겹친다.

이곳의 국민들은 매우 순박한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도 야박할 정도로 때가 묻은 것 같아

가슴이 허전했다.

메모를 하지 않아 호수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지만 대한항공에서 CF를 찍어 유명하다는 이곳 호수의 공중화장실 사용료로 1인당 1$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했다.


비가내리는 저녁시간

한국식당에서 민생고(저녁과 쉬)를 해결하였다.

나오면서 누군가가 에쎄 한보루를 싸게 삿다고 하자 현지가이드가 담배도 짝퉁이라고 하자 모두들 웃었다.


무료한 저녁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모두들 작당을 해 여독에 절인 육체를 마사지 받기로 해, 집단으로 마사지 전문업소를 가기로 하였다(사실 전신마사지라 해서 조금은 응큼한 생각을 품은 동기들도 꽤 있었으리라!).

비가 부슬부슬 내림에도 불구하고 현지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마사지업소인데 늦은 시간임에도 정문에는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단체방문 코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나?

(하노이는 자존심과 명예를 중시하는 사회주의국가 수도라는 걸 생각해 보삼!)

마사지실은 8명 정도가 같이 받을 수 있도록 개방된 상태에서 의자와 몸받이가 비치되었고 건전도 100%의 전신마사지가 행해졌다.

오죽했으면 내 옆의 한 친구는 코를 골며 자고 있으니....

아뭏튼 단체로 장단 맞춰 행하는 마사지도 이색체험은 이색체험이었다.

마사지를 마치고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프집에서 한잔의 호프로

현지에서의 아쉬운 밤을 달랬다.


3일째 5월 26일 금요일

스포트 하노이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치민 생가와 박물관 관광에 나섰다. 한번 다녀간 길이어서인지

벌써 거리의 풍경이 낯설지 않고 크락션 소리와 유영하는 듯한 오토바이의

운행도 그르려니 하니 벌써 이곳에서 적응이 되었나 보다?


소박한 호치민생가와 박물관관람을 마치고 베트남 고궁을 방문했는데

메모를 하지 않아 고궁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중국통치로 인한 영향을 받던 시절, 과거 급제자들의 이름이 시대별로

거북이등위의 석상에 세겨져 있고(그해가 풍년이면 거북이의 머리가 하늘을 바라보고, 흉년이면 땅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조각), 소원을 비는 손길도 조금 더 큰 비각과 머리를 하늘로 한 거북이의 머리가 반질반질할 정도로 사람의 손길을 받았다.

 

(마사지 받으면서 코골던 친구와....)  

중식은 한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토산품을 파는 여인들의 호객소리를 뒤로하고 아름다운 해상풍경과

3,000여개의 섬들로 유명한 하롱베이로 이동하였다.

가는 도중 노상에서 현지인이 판매하는 파인애플을 먹었는데

그 맛은 한국에서 먹던 맛과는 판이하게 차이가 날정도로 맛이 있었다.

(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180km북동쪽에 위치한 바다의 계림으로 불리며,

하롱은 용이 내려왔다는 뜻이며 베이는 만을의미한다.

전설에 의하면 해적의 침입에 고통받던 땅에 용이 내려와 보석들을 뱉어 기암이 되고 기암들이 외적을 막았다고 전해오며 하노이에서 약4시간 소요된다

-우리식으로 달리면 1시간 30분 거리)


저녁 무렵에 도착한 크라운호텔 주변은 일본의 상업자본이 들어와

수려한 자연풍광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바다를 메꾸며 대규모 관광지 개발에 나서고 있었다. 우리가 경제개발이라는 기치아래 아름다운 국토를 홰손한 일들이 생각나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현지식 저녁 후,

호텔 가라오께에서 신나는 뒤풀이를 하였다.

최씨자매의 스스럼없는 참여와 흥겨운 노래가락속에 이국의 밤은 깊어갔고

아쉬움에 연연해하던 우리들은 호텔 발마사지를 단체로 받기로 하고

개인별 마사지를 하였다(마사지지배인이 없어 최총무가 종업원과 흥정해 반값에 받기로 했다).

호텔마사지실은 하노이와 다르게 밀실형태로 되어있어 재주 좋은 늑대는 짧은 시간 무엇을 했을지 모르겠다.


마사지후 10층 내방에 동기들이 모여 시간과 추억을 안주삼아 `먹고 죽자`라는 호기를 부리며

한잔의 술로 이국의 아쉬운 밤을 즐겼다.

아마도 생전에 이곳을 다시 방문할 확률은 50%가 넘지 않으리라.


4일째 5월 27일 토요일

아침에 방문을 열다가 한아가씨를 보고 깜짝 놀랬다.

거의 한국인과 구별이 가지 않는 아가씨가 서있는데 그미모도 빼어나다.

자세히 보니 호텔 룸서비스 아가씨다.

속으로 한국인의 피를 받은 건 아닌지 혼자 생각하며 살며시 바라보니 날 보고 방긋 웃는다.

체크아웃하면서 아가씨생각에 서비스팁을 더 두고 나오면서 방동료가 갖고 있던 과자와 컵라면을 주었더니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곳 호텔에서도 외국인들은 보이지 않고 모두가 한국인뿐이다.

간단한 아침식사 후 배를 타고 유네스코지정의 하롱만 관광에 나섰다.

호수같이 잔잔한 해상위를 항해하면서 우리도 이런 천혜의 자원이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고시례가 누굴까?? 하롱베이로 들어가기 전 선상에서....)

 

배안에서 보는 섬들의 모습에 취해 있던 우리는

우리를 따라오는 조그만 어선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었다.

어부와 어부의 딸과 위태롭게 배위를 다니는 3살 정도의 어린아이, 산호초를 들고 호객하는 어린딸의 모습에 누군가가 1$를 건네주자 천진난만한 동생에게 돈을 건네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며,

구걸이 삶의 일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번민을 느끼는게 어쩌며

호사스런 위선이 아닐런지 잠시 숙연해 진다.


나의 호사스런 센티함이 채 깨어나기도 전에어디서 나타났는지

조그만 조각배에 소녀와 어린아이가 타고서 열심히 우리의 배를 향하며 애절한 눈짓을 한다.

1$을 던져주자 바다에 떨어진 돈을 정확히 건지는 위태한 모습에

어린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마음을 쓸어본다.


그림 같은 주변 섬들과 바다 내음

흥을 돋구는 노래방 음악소리에 맞춰 진주파는 아가씨의 현란한 춤솜씨에

모두들 흥겨워들 한다. 더욱더 즐거웠던 것은 이달 생일이 있는 일행에게

가이드가 선상생일파티를 열었던 일이다.

나름 되로의 감동과 추억이 되었으리라!

 

 

아름다운 주변섬을 배경으로,

한 섬에 상륙해 섬내의 석회동굴속의 비경에 또다시 감탄사를 보낸다.

천궁동굴과 하늘문, 용형석, 용좌, 폭포, 선녀목욕탕, 남근형상 등

이름을 붙이면 끝이 없을 아기자기한 모습에 넋을 놓는다.


수상생활을 하며 수산물을 판매하는 현지인에게

하롱베이하면 다굼바리(1kg-30$)라 하던 유명한 회와 새우등을 구매하여

배안에서 직접 요리하여 맛보았던 선산중식의 맛은

여행의 묘미를 한층 더 가미하였다.

 

( 수산물을 판매하는 선상에서 한컷..)


섬의 높은 곳에 마련된 전망대는 흐르는 땀방울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변 섬들의 모습을 더욱더 아름답게 우리들 마음속에 각인시켜 주었다.

아 이제 가면 언제 또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으랴!

돌아오는 뱃길은 아늑한 꿈결 같은 포근함 이랗까?

아듀어스 하롱베이여!!!


하노이로 돌아오는 길에 열대성폭우가 내렸다.

스콜성 강우가 줄기차게 내리더니 버스를 뒤로한 벌판에서 웅장한 무지개가 들판을 가로 지른다.

무지개 만큼이나 영롱한 추억들이 우리들의 삶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오는 길에 잠깐 들른 토산품 판매장, 무엇을 사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불현듯 흑진주생각이 나 일행 4명이 겨우 흥정을 해 그나마 마음에 드는 흑진주를 구매했다.

이거 잘못 사왔다고 아내에게 구박 받는 건 아닌지 웬!!


베트남은 열대나라여서인지 고무나무가 많고 천연고무생산량이 세계적인 나라라 한다.

돌아오는 길에 특산물판매장에서 너두 나두 라텍스제품인 비개와 시트를 구매한 후,

오성마크로 장식된 대우호텔에서 마지막 저녁 뷔페식을 하였다.

눈치 빠른 이는 절에서도 고기국을 먹는다고 했나?

야외에서 새우와 조개류를 굽고 있어 요령껏 배를 채웠다.

시간에 맞지 않아 예정된 수상인형극 관람은 취소하고 곧장 하노이 노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하노이 시내로 들어오면서 보았던 개선문같이 생긴 문을 지나 다시 홍강을 건너면서, 지난 몇일이 주마등처럼 차창에 떠오른다.


공항에 도착하여그동안 수고하였던 하나투어의 박승환과장과 아쉬움의 이별을 하였다.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현지가이드의 선한 눈망울도 그동안 스쳤던 현지인들에게도 감사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5일째 5월 28일 일요일

시간을 때우기 위해 면세점을 몇바퀴 돌았는지 모른다.

동기들은 귀국후 선물한 물건구매를 위해 열심히 쇼핑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줄 쵸코렛제품을 사서 가방에 여미면서 여행의 추억도 가방에 담아본다. 00:30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KE684편 여객기가 하노이 공항을 가볍게이륙하였다.

앞으로 4시간30분후면 이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장시간의 여행속에서 피로함이 몰려옴인지 대부분의 승객들은

희미한 미등 밑에서 꿈나라로 떨어졌다.


조그만 키에 가무잡잡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했던,

우리들 보다 못산다고 약간의 우쭐함과 교만함을 갖고그들을 바라보았던 나를 다시 생각해본다.


3번의 몽고침략을 물리쳤던,

프랑스의 식민통치에서 자유를 쟁취했던,

거대 미국에게 끈질긴 투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던

그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보내면서....


한편으론

조국의 사회주의 통일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렀던 베트남 청년들과

이국만리 월남땅에서 자유를 위해 피흘렸던 우리선배들의 피에 대해

다시금 생각에 잠겨본다.


혁명에 성공하였던 이나라가

총대신 자본주의라는 물결속에서

격동하는 오늘을 보며

왜 이리 먼길을 돌아와야 했을까 생각해 본다.

붉은적기에 노란별이 박힌 베트남의 국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비행기 창 넘어로 자랑스런 조국의 모습이 보인다.

06:40분 비행기가 랜딩충격을 받으며 착륙하고 있다.

이제 내 조국이구나 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4박 5일의 추억도 소중하게

간직하고자 한다.



후기

31일 동아일보 기사란에서

36년전 20대 여전사의 사랑과 혁명이라는 소제목에

`베트남, 다시 눈물에 젖다`라는 기사가 나왔다.

전쟁중 사망한 그가 남긴 일기장에서 다음과 같은 글이 눈에 뛴다.

만약 내가 아름다운 햇빛 속에 피어오른 사회주의 안에 언젠가 살 수 있게 된다면 동지들의 오늘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듀어스 베트남!!!


만남은 이별을 예비하고

이별은 다시 만남을 예비한다고 합니다.

4박5일의 추억을 함께한 동기들과, 같이한 일행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82청산회 : 김용준, 최태근, 강성완, 강치식, 박철홍, 신희옥, 정성길, 정찬경, 황상기, 최재천, 양희용, 허득환 임미란 부부, 이명남 정남진 친구, 김충식 유명심 부부, 박상휘 이옥용 부부, 안이준어머님과 최경희 최인희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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