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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에 대하여/구급활동

피자를 드시다가 목에 걸렸어요.

 119구급대원에게 의료지도 중인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지도의사

 

○ 상담일시 : 2013월 03월 01일 19:51

인적사항 : 남자/90세

○ 환자상태 : 피자를 드시다가 호흡정지

○ 처치지도 : 하임리히 및 심폐소생술


저녁시간을 막 넘긴 시각 한통의 전화가 연결되었다.

‘호흡이 힘드시다니 과호흡인가? 쇼크 받으셨나? 호흡기 질환을 가진 분인가?’

짧은 연결시간 중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연결되자마자 흥분한 젊은 남자분이 할아버지가 숨을 잘 못 쉬신다면서 구급차만 빨리 오도록 요구하였다.

 

‘환자가 숨을 잘 못 쉬는 이유가 뭘까?’

“환자가 왜 숨을 못 쉬는 겁니까?”

“ 할아버지 나이가 90세인데 피자 먹다가 목에 걸렸어요. 빨리 오세요.”

 

“구급차는 가고 있으니 진정하시고 환자분이 숨을 전혀 못 쉬시고 기침도 못하시나요?”

“네 입술이 파랗게 되었어요.”

“숨을 전혀 쉬지 못하면 하임리히법을 해야 해요. 전화기를 스피커로 바꾸시고 내려놓으세요. 환자분 등 뒤로 가서 환자분을 뒤에서 껴안으시고 명치 튀어나온 부분 바로 아래에 왼손을 주먹 쥐고 얹으시고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싸 쥔 뒤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올려치듯 세게 잡아당기세요.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세게 잡아당기셔야 해요.”

 

잠시 뒤 “할아버지가 의식을 잃었어요, 어떻게 해요.”

“완전히 의식을 잃으셨다면 눕히세요. 심폐소생술 시행해야하니까 환자를 천장 보게 눕히시고 가슴을 노출시킨 후 양쪽 젖꼭지 사이 가슴 정중앙 부위를 강하고 빠르게 누르세요.” (심폐소생술 지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모두 긴장하고 있을 무렵 구급대가 현장을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종료했다. 이물질이 기도에 막힌 경우 초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바로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옳으나 신고자가 당황하거나 응급처치를 잘 몰라 그대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환자는 다행인지 호흡을 할 수 없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19에 신고접수가 되었고, 적어도 병원에 이송완료 될 때까지는 생존이 확인되어 나도 한시름 놓았던 일이다.

부디 무사히 살아 계시다면 좋겠다.

다시 119도움을 받을 일이 없으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