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없어도 이 지구는 돌아가고
나의 직장도 정상적으로 운영 된다는 게 약간은 서운하지만
그보다 더 서운한건 망자에 대한 망각인지도 모르겠다.
바쁜 생활속에서 우연히 달력을 본 순간
오늘이 전 중부소방서 서장 순직 2주년이라는 메모가 보였다.
벌써 세월이 그리 흘렀나? 창밖을 바라보니 흐린 하늘만 무심하게 보인다.
이세상 살면서 많은 인연을 맺고 살지만
가까이 근무하다가 먼저 이세상을 보낸 동료와 선배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 땅에 남은자의 할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산자여 따르라!
민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님을위한 행진곡이
간간이 울려 퍼지던, 우리 청사 건너편 적십자사 앞에는
민족명절을 앞둔 오늘도 천막을 치고 비정규직 철폐와 체임임금 지불을 구호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서 나가니....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산자여 따르라!
가신님을 마음속에 묻고 산자의 할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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