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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리고 생각

채식주의자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뉴스가 전파를 타고 빠르게 번져갔다.

난 무식하게도 그런상이 있었나 하고 한편으로 흘러

들었고 책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인연이 되었는지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퇴근후 가볍게 첫장을 연 나는 밤 깊도록 책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빠른 속도로 완독은 하였지만 머리 속은 실타래를 꼬아 놓은 것처럼 더욱 복잡해졌다.

아무튼 이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머리속 생각을 길이로 전환할수 있다면 전 우주까지 뻗어 나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살고자 먹고 입고 하는 모든 일상 행위들 중에

어느 하나도 생명과 무관한 것이 있으리오 만은, 나는

그냥 그렇게 무심히 살았고 소설속 '영혜'는 그것을

받아 들이지 못했다.


이야기는 끝났지만 답답하고

가슴 중간에 무언가 탁 막힌 느낌은 무엇인가?


<기억이 식기전 남기고 싶은 글들>

봄날 오후의 국철 승강장에서 서서 죽음이 몇달 뒤로 다가와 있다고 느꼈을 때

몸에서 끝없이 새어나오는 선혈이 그것을 증거한다고 믿었을 때 그녀는 이미 깨달았다.

자신이 오래전 부터 죽어 있었다는 것을.

그녀의 고단한 삶은 연극이나 유령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의 곁에 나란히 선 죽음의 얼굴은 마치 오래전에 잃었다가 돌아온 혈육처럼 낯익었다.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자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직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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