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in, Last out
이말은 가장 위험한 장소에 최초로 투입되고 마지막 한명의 생명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현장확인 후 최후에 현장을 철수한다는 소방관들의 현장활동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말인지 모른다.
소방관들의 현장활동은 항상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Kg 이상의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등 개인장비를 장착한 소방관들은 때론 생명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한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지가 될지도 모를 장소에 뛰어든다.
아마도 간간이 들려오는 순직사고도 이러한 직업적 태생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소방관들도 직업인이기 이전에 한가정의 남편이요 사랑하는 아들 딸의 아버지이다.
강인하게만 보이는 소방관도 훈련현장에서, 화재현장에서, 구조현장에서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많은 정신적 충격을 겪는다.
신임 소방관 시절 지금은 고층건물이 꽉 들어선 장안평 소방훈련장에서
아직은 햇병아리 소방관들이 지하층 인명구조훈련을 받고 있었다.
훈련장 시설이 열악하여 지하에 폐타이어를 갖다 놓고 불을 붙여 불과 열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유독가스 속에서 마네킹을 찾아 나오는 훈련이었다.
공기호흡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훈련생들이 지하에 투입되어
인형을 찾기도 전 공기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공기호흡기 위험경보에 모두가 바짝 긴장하였다.
4명이 한팀으로 구성된 소방관들은 순간 어둡고 뜨거운 지하공간에서 허무하게 죽는게
아닌가 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극한 공포와 감정의 혼란을 겪었다.
(공기호흡기를 장착했지만 소경이 문고리 잡기 식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지하공간에서 생명선인 공기가 떨어졌다고 생각해보라!)
※공기호흡기는 위험경보 후 약 5분 정도의 활동가능 시간이 있다.
신임시절인 이때에는 경보음에 정신이 팔려 지하탈출에 정신이 집중되었다.
이미 지하 깊숙이 진입한 이들은 반대편의 비상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지옥 같은 실내 상황에서 출구를 찾는데 실패하였다.
거의 패닉상태에 다다를 즈음 지하층 한곳을 비추는 어슴프레한 빛을 발견하고
그곳을 통하여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였다고 한다.
이들이 공기호흡기를 맨채 빠져나온 곳은
평시 사람이 도저히 나오기 힘든 드라이 에어리어
(지하 공기를 환기하기 위해 구멍을 내어 놓은곳, 환기구라고도 한다)를 통해서 였다.
4명의 소방관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 당겨가며 지하에서 탈출하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쥐구멍에 물을 넣었을 때 쥐들이 꼬리를 물고 탈출해 나오는 형상이었다.
이일이 있은 후 우리 동기들은 매 기수 훈련 때마다 ‘우수꽝스런 탈출사건’의 주인공으로
동료소방관들 입에 회자되어 놀림거리가 되었지만 당시 절박했던 심정은 28년이 지나 지금까지도
간간이 떠올리는 추억이 되었다.
불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끔찍하고 파괴적이기는 하지만, 불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매혹적인 현상이다.
불은 달빛 없는 밤처럼 검은 연기와 함께 짙은 색조의 붉은 오렌지 빛깔을 띠고 있다.
불길은 사방을 우지끈거리고 펑펑 튀는 소리로 채우면서 날뛰고 있다.
불은 너무 뜨거워서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똑바로 바라보기도 어려웠다.
‘소방관이 된 철학교수’ 에서 나오는 불에 관한 묘사이다.
화재와 구조․구급현장에서 인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헌신하는 동료 소방관에게
경의와 자부심을 느끼며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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