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저녁이 내리고
인적도 드문 서출지를 야경이 좋다하여 찾았다.
아담한 연못 한곳에는 '이요당'(조선 현종 5년-1664, 임적이 지음)이라는
그리 크지 않아 소박하고 아름다운 건물이 야간조명을 받아 그 멋진 모습을 뽑내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처럼....
서출지는 까마귀가 신라 소지왕(479~500)의 목숨을 구한 전설이 서려 있는 연못이다.
어느 날 소지왕이 궁 밖으로 거동하니 쥐가 나타나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라"하였다.
왕이 그 말대로 따라가 이 못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나타나 "거문고 갑을 쏘시오"라고 쓴 글을 바쳤다.
이에 왕이 궁으로 돌아와 활로 거문고 갑을 쏘았다.
그랬더니 그 속에 숨어 있던 궁주와 승려가 화살을 맞고 죽었다.
그 뒤로 이 못을 '서출지'라 하고 정월 보름에 까마귀에게 찰밥을 주는 '오기일'이라는 풍속이 생겼다 한다.
지금도 경주지방에는 정월 보름날 아이들이 감나무 밑에다 찰밥을 묻는 '까마귀 밥주기' 풍속이 있다.